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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고양이
김현주
손끝에 떨어진 작은 눈물 한 조각에
지구 반대편 수만 년 전의 빙하가 서서히 녹고 있다
흩어지는 만년설 사이로 사파이어처럼 빛나는 파란 눈동자
작게 너울거리는 심장소리가 빼꼼히 나를 올려다본다
휘둥그랑 투명한 수염을 휘날리며
다정히 나의 세계에 뛰어들었던 고양이는
지금 어디쯤 있을까
강렬한 축문처럼 나를 감싸던 고양이가 사라진 지금
나는 달빛 한 조각의 자비도 없는 세상에 포위되었다
언제쯤 돼야 이 지긋지긋한 것들로부터 탈출할 수 있을까
무쇠 신을 끌며 터벅터벅 걸어가는 길고 긴 북극의 밤에는
길도 없고 이정표도 없고 고양이도 없다
가시처럼 불행의 취기만 가득 담은 냉담한 숨결을 통과하며
영원히 끝나지 않는 밤을 지난다
쇄빙선도 깨지 못한 얼음에 갇혀
일각고래와 청새치 바다거북이 가라앉은 심해 한가운데를
혼자 일렁이는 밤
천리라도 따라가고 만리라도 따라간다는
낯익은 이별가에 목이 메인다
동그랗게 떠있는 그곳을 향해
차가운 유빙과 얼어붙은 별들을 데리고 간다
먼지처럼 부서져 내리며 솟아오르는
나, 또는 고양이라는 세계
출처 : 《2023 경향 신춘문예 시 당선작》
시소
올라가는 것을 동경한 적이 있나요
덜컥 파랗던 하늘이 정지 영상으로 멈추기 직전까지
가장 먼 곳을 밟기 바로 전
힘차게 발을 뻗는 것과
마음을 멀리 두는 건 또 다른 일이라
어디를 향해 올라가는지 물어본 적이 없어요
롤러코스터와 대관람차를 탈 때
목적지를 묻지 않는 것처럼
오래전 죽은 나무로 만든
시소 위에 앉아서 말이에요
놀이터는 높이에 묶인 유배지
멀리 떠나지 못한 놀이들이 박혀 있어요
아이들은 숲보다 낮은 그네를 타고
얕은 철봉을 돌아 둥글게 떨어져 내리죠
눈이 없는 기린과 입 벌린 녹색의 악어 사이
차가운 높낮이로 기울어지는 그림자 속에서도
물이 흐르고 빛은 형체를 그려요
어둡게 올라가는 나는 짧은 시간의 끝에서
당신보다 더 빨리 늙어가는 중입니다
하지만 가끔,
내려가 보는 거예요
동그랗게 짓이겨진 이끼의 위치 아래
녹슨 용수철과 나비의 날개
매몰된 습지가 자유롭게 부유하며 떠오르도록
발 디딤이 없는 한 칸마다
당신을 향한 깊이가 높이로 기화하고
비명처럼 자라는 어린 잎들이
밤새 날고 있다는 착각으로 웅성거리도록
당신이 내리면 허공,
나는 어느새 제한된 공중으로 떠오릅니다
출처 :《 2023 경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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